전국기업체산업보건 협의회 창립 30주년 기념 '25년 추계 세미나 개최_06.13
AI 의료·스마트 로봇·온열질환 대응… 창립 30주년 기산협, 산업보건 실무 전략 공유
기산협, 창립 30주년 맞아 산업보건 혁신 해법과 미래 비전 제시
산업안전보건법·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 높일 기술·사례·정책 총망라
[세이프티퍼스트닷뉴스] 전국기업체산업보건협의회(회장 조재현, 이하 기산협)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개최한 춘계 세미나가 지난 13일 부산 아스티호텔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산업보건 최신 기술과 정책 변화, 현장 적용 우수사례를 망라해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구체적 해법을 공유했다.
30년의 성과와 새로운 도약…기산협의 신뢰와 책임 강조
기산협은 1995년 창립 이후 산업보건 담당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성장해왔다. 그간 현장 최일선에서 산업재해 예방과 근로자 건강보호에 기여하며 기업 안전문화 정착을 견인해 왔다.
조재현 회장은 이날 기념사를 통해 “안전보건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필수 가치”라며 “30년 축적된 현장 노하우에 최신 기술을 접목해 회원사들이 변화하는 법·제도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산협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세미나를 통해 새로운 30년의 시작을 준비한다”고 덧붙였다.
행사에서는 감사패 전달과 축하 공연이 마련되어, 회원사와 관계자들이 지난 성과를 되새기고 함께 미래 방향성을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또한,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산업보건의 새로운 미래를 약속하는 의미 있는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도 열렸다.
AI 의료소프트웨어 ‘안리스크’…산업보건에 데이터 기반 예방접근 적용
첫 전문가 강연은 ㈜탈로스 김택균 대표가 AI 의료소프트웨어 ‘안리스크(ANRISK)’를 활용한 뇌동맥류 발병 가능성 사전 예측 기술을 소개하며 시작됐다. 김 대표는 “한국인 뇌혈관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무증상 상태에서도 위험군을 미리 식별할 수 있다”며 “이는 전통적 건강검진의 한계를 보완해 조기 예방과 집중관리라는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러한 데이터 기반 예측 기술이 산업보건 영역의 특수건강검진,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작성과 결합되면 중대재해 예방 사각지대를 줄이는 실질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사업장 보건관리 실효성 강화와 산업보건 데이터 활용 전략
노무법인 벗 신경석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중소규모 사업장의 보건관리 실태를 짚으며 현실적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중소사업장은 법적 요건만 채우고 관리자는 문서 작성자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위험성평가와 특수건강검진이 형식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보건관리자의 독립성 보장과 권한 강화를 통해 현장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보건계획부 강민호 차장은 올해 5월부터 시범 운영 중인 ‘산업보건 My Data 서비스’ 구축 사례를 소개하며, 근로자의 특수건강검진 및 작업환경측정 결과에 대한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기존에는 사업주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했던 작업환경 노출 정보와 건강검진 결과를 근로자가 온라인 산업안전포털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특히 이직이나 퇴직 후에도 과거 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는 기능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업보건 My Data 서비스는 건강정보를 시계열로 분석하고, 연령별·직종별·근속연수별 맞춤형 예방대책까지 제공함으로써 사업장의 건강보호체계 실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LG전자·현대차그룹, 스마트 기술로 작업환경 혁신한 현장 사례 공개
‘현장 사례 발표’ 세션에서는 LG전자 스마트파크1 강지현 책임이 발표자로 나서 스마트 제조현장에서의 작업환경 개선 성과를 공유했다. 그는 “소음 선진화 프로젝트를 통해 주요 라인의 소음을 기존 법정 기준보다 낮게 관리하고 있다”며 “근골체형분석을 통해 반복작업 근로자의 체형 데이터를 축적해, 공정별 근로 부담을 과학적으로 분산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자체 화학물질 관리 플랫폼 구축으로 MSDS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고 위험성평가 데이터 신뢰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랩 김종우 팀장은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X-ble Shoulder’의 개발 과정과 현장 적용 결과를 상세히 공개했다. 김 팀장은 “반복적인 고개 숙임과 팔 들기 작업에서 로봇이 어깨 근육을 대신 지지함으로써 근골격계 질환 예방 효과가 입증됐다”며 “조립 라인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근로자 작업 만족도가 높아져 기업과 근로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형 안전관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책 변화부터 폭염 대응까지…기업이 바로 실천할 현장 가이드라인 공유
오후 ‘정책 및 기업 동향’ 세션에서는 고용노동부 박종일 과장이 산업보건 정책의 변화 흐름과 기업의 대응 전략을 짚었다. 박 과장은 “위험성평가는 사고 후 복기자료가 아니라 사고를 예방하는 실천 도구여야 한다”며, “현장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평가가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 문현곤 부장은 온열질환 예방 관리에 대해 "온습도계를 활용한 현장 온열 모니터링과 휴식시간 보장, 음료 제공 등이 기본”이라며, “작업자는 보호구를 착용한 상태에서 체온이 어떻게 변하는지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실효성 있는 실행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전승태 팀장은 ‘최근 보건안전환경 동향과 시사점’을 주제로 최근 산업안전보건 및 중대재해처벌법 관련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계의 주요 입장을 소개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청 신설, 위험성평가 미실시 벌칙 도입, AI 기반 사고예측 기술 도입 등은 현장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반드시 현장 중심의 제도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며, “산업계는 중소기업 맞춤형 지원과 안전보건관리체계 자율 구축을 위한 유연한 제도 운영을 지속 요청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열질환 대응, 배치 전 건강진단 제도, 화학물질 위험성평가 개편 등에서 산업계 부담 완화를 위한 의견이 활발히 개진되고 있음을 소개하며, 경영계의 제도 개선 제안을 공유했다.
CPR 실습과 JEM 데이터 활용…과학적 관리체계 확산 촉구
마지막 세션에서는 GE파워시스템즈코리아 최지윤 책임이 CPR(심폐소생술)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신속한 응급처치가 현장에서 재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필수적임을 강조했다. 그는 “CPR은 이론만으로는 부족하다. 반복 실습으로 실제 위기 상황에서도 두려움 없이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김정 TL은 JEM(Job Exposure Matrix)을 활용해 직무별 유해인자 노출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자사 사례를 발표하며 “정량 데이터에 기반한 노출 관리가 법적 요구 수준을 넘어 실질적 안전보건 수준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향후 산업보건 관리는 더 이상 경험치가 아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형 전시 부스·실습형 퀴즈로 실무자 역량 강화
세미나장 로비에는 AI 헬스케어 솔루션, 스마트 안전모, 신개념 보호구 등 최신 안전보건 용품이 전시됐다. 실무자들은 제품 시연을 직접 체험하고 제조사 전문가와 상세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였다. 중간 중간 진행된 안전보건 퀴즈와 오찬 네트워킹은 참석자들 간 정보 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했다.
기산협 창립 30주년 춘계 세미나는 AI 의료예측 기술, 스마트 웨어러블 로봇, 건강친화기업 인증, 온열질환 대응 지침, CPR 실습, JEM 활용 등 최신 현장 솔루션을 한 자리에서 다루며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높일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를 토대로 각 기업 여건에 맞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